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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청록색 편지, 베릴 퀸틸리스에게.플로렌시오 로그/16살이 16살에게. 2023. 9. 2. 19:27
(*해당 편지는 플로렌시오가 16살 겨울방학에 보낸 편지입니다. 답장은 주셨다고 날조하셔도 괜찮고, 안 주셨다고 날조하셔도 괜찮습니다. 편지와 선물을 받아서 임의로 처분하셨다고 해도 괜찮으며 아예 안 읽었다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편지를 보냈을 거다~ 에 대한 기록로그에 가까우므로 편지를 받은 이후의 부분은 완전히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날조 환영하며 17세 이후에 해당 편지에 대해서 언급하시는 내용은 뭐든 맞춰드립니다.)
(*중간중간의 옅은 글씨는 실제로도 좀 흐릿하게 쓴 것이 맞으며, 더러는 지웠거나(취소선)한 흔적이 보이는 글줄입니다.)
(*베릴에게 보낸 편지는 어두운 청록색 편지지입니다. 편지봉투도 같은 디자인입니다.)
(*베릴에게 동봉한 선물은 '빛에 비치면 금색 광택이 도는 황색 리본'입니다. 머리에 장식하는 용도의 리본이지만 플로렌시오가 길이를 길게 해서 끊어달라고 했기 때문에 실제 발송된 리본의 길이는 과장 좀 보태서 온몸에 감아도 될 정도입니다.)
헬리오의 주인, 베릴 퀸틸리스 귀하.
쓰면서 생각이 났는데 그 뒤로 정령과 계약한 친구들은 더 생기지 않았네요. 그만큼 희귀한 확률이었다는 뜻일까요? 가끔 대련장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헬리오를 능숙하게 다루시는 귀하의 모습을 보면 가끔 제게도 정령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제게는 좀 안 맞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제겐 저 아닌 무언가를 돌본다는 게 워낙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수확제에 귀하가 내셨던 부스는 호평일색이었던 것 같은데 직접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주문해서 받았던 컴케이크를 지나가면서 구경할 일이 있었는데 정말 너무 귀엽더라구요. 친구들의 특색을 살린 데코레이션도 정말 잘 어울렸구요. 먹기 아깝다는 말이 계속 들리던데 솔직히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그 컴케이크 살아움직이는 건 아닌거지? 중간에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도 같았는데.
여행을 하면서부터는 노숙 뿐만이 아니라 여관에 묵을 일이 많이 늘어나서 그 때마다 귀하의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 귀하의 여관에 들러볼 일은 없었지만 다음 방학 때는 그 쪽으로 여행 경로를 짜볼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사실, 여행 경로도 각 지역에서 빈발하는 이상현상 때문에 자주 수정되거나 해서 의미는 크게 없지만요. 그래도 나름 친구의 집에 찾아가는거니까 미리 알리고 방문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여관이 우선인지 친구 집이 우선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귀하께는 어떤 선물을 드려야할까 고민 됐는데, 문득 떠오른 게 머리 리본이었습니다. 마침 인간계 쪽에 체류중인 참이라 어딜가나 선물용 리본은 많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빛에 비치면 금빛으로 반짝이는 황색 리본이 있기에 그것을 첨부하여 보냅니다. 귀하의 눈색은 보라색이니까 보라색 리본이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왜인지 제 눈에 들어온 건 이 리본이네요. 마음에 드신다면 좋겠습니다.
인간계도 곳곳에 눈이 내려 통행이 어려워지는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귀하께서 어디에 계실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몸 조심하시길 빕니다.
답장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혹은, 답장 주시지 않아도 개학 이후의 재회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인간계, 염료와 천과 리본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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