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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리본으로 장식한 분홍 편지, 보니타 발렌타인에게.플로렌시오 로그/16살이 16살에게. 2023. 9. 2. 19:43
(*해당 편지는 플로렌시오가 16살 겨울방학에 보낸 편지입니다. 답장은 주셨다고 날조하셔도 괜찮고, 안 주셨다고 날조하셔도 괜찮습니다. 편지와 선물을 받아서 임의로 처분하셨다고 해도 괜찮으며 아예 안 읽었다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편지를 보냈을 거다~ 에 대한 기록로그에 가까우므로 편지를 받은 이후의 부분은 완전히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날조 환영하며 17세 이후에 해당 편지에 대해서 언급하시는 내용은 뭐든 맞춰드립니다.)
(*중간중간의 옅은 글씨는 실제로도 좀 흐릿하게 쓴 것이 맞으며, 더러는 지웠거나(취소선)한 흔적이 보이는 글줄입니다.)
(*보니타에게 보낸 편지는 작은 검은 리본으로 맵시있게 장식된 분홍 편지지입니다. 편지봉투도 같은 디자인입니다.)
(*보니타에게 동봉한 선물은 '색모래를 채울 수 있는 유리 별과 색모래 세트'입니다. 모래 색은 무지개색에 흰색 검은색을 더해 총 9가지로 이루어져있으며 색이 다른 모래끼리는 서로 섞이지 않도록 플로렌시오가 따로 마법을 걸어서 보냈습니다.)
검은 리본이 잘 어울리는, 보니타 발렌타인 귀하.
이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리본핀 몇 개를 달아드렸을 때, 귀하께서 검은색 리본도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아, 그렇다고 첨부하는 선물이 검은색 리본인 건 아닙니다. 귀하께서 수집품을 모으는 즐거운 취미를 가지고 계신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선물에 대해서는 편지 말미에 적었습니다. 잠깐이라도 그 부분을 기대하며 읽어주신다면 기쁘겠네요.
기대 안되면 별 수 없고...귀하가 살고 계시는 곳 근처로 놀러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나 또 방학이 찾아오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저는 그 방학 이후로도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악기 연주를 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요. 어쩌면 귀하께서도 제가 부르는 노래를 얼핏 들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귀하께 모빌을 선물한 이래로 여행을 다닐 때마다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면 귀하의 생각이 납니다. 이런 장식, 저런 장식을 달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 색리본을 맵시있게 둘러 장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이런 건 제 개인의 생각이니 결국 수집품을 어떤 형태로 간직하시느냐는 귀하의 선택이 되시겠지만요. 그래서 귀하께 보낼만한 선물을 고르는 것은 나름대로 특별한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수집품을 꾸미고 전시하시니까요. 나중에 한 번쯤은 수집품을 구경시켜주시겠어요?
그래서 선물 이야기인데, 이번에는 어떤 물건을 보내야 귀하의 컬렉션에 누가 되지 않을만한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론내렸습니다. 이거 진짜 답이 없는 문제라고요. 제게는 좋아보이는 거라도 귀하의 미학에 어긋날 수도 있으니, 이거 참 고민이 너무 되어서. 그래서 그냥 평소 하던 것처럼 제 눈에 좋아보이는 물건을 골랐습니다. 안에 색모래를 채워넣을 수 있는 유리별입니다. 벽난로나 문 앞에 리스 대신 걸어 장식해도 될 정도의 사이즈인데, 색모래도 세트로 팔더군요. 색모래를 한꺼번에 다 넣으면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가 섞여서 결국 흙색이 될 뿐이라고 하시기에 좀 망설였지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게 마법사 아니겠어요? 색이 서로 다른 색모래끼리는 섞이지 않는 마법을 추가로 걸어서 보냅니다. 그날그날 기분에 맞는 색을 채워서 감상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아직 춥습니다. 어디를 가시든, 혹은 어디에 계시든,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답장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혹은, 답장 주시지 않아도 개학 이후의 재회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인간계, 어느 잡화점에서 고민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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